감상/책2017.12.28 14:39

2017년 동안 '1주일에 1권 책 읽기'를 목표로 삼은 적이 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그 때 어떻게든 책을 읽어보려는 생각에 발버둥을 치면서 『리틀 포레스트』(1~2권, 완)를 읽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너무 부담되게 두꺼운 책을 읽을 엄두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만화책으로 시작한건데...

이 책을 읽은 감상을 '만화/애니'로 넣을지 '책'으로 넣을지 고민하다가 결국 '책' 메뉴에 글을 남겨본다. 벌써 이 책을 읽은지 반 년 되어간다.

펭귄은 책을 구입하면 앞장에 구입(받은) 날짜를 표기한다. 그런데 이 책은 만화책이라고 그랬는지 기록이 없다. 다만 12쇄 인쇄가 2016년으로 되어 있어서 작년에 구입했나보다.

펭귄은 <리틀 포레스트>라는 동명의 영화를 먼저 접했다. 별 내용은 없지만 주인공 이치코의 소소한 생활 모습, 음식 그리고 한가롭고 정겹기까지 하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 그 느낌을 오래 간직하고 싶어서 원작 책을 샀는데 내가 좋아하는 그림은 아니다.

이 책의 작가 이가리시 다이스케는 회화과 출신이다. 그래서인지 만화도 회화 작품의 느낌을 갖게 한다. 때로는 그런 그림이 풍겨오는 분위기를 좋아하지만 때로는 만화를 보기가 불편할 때도 있다. 무엇을 표현하는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펭귄만 그런지 모르겠다. 그래서 그림이 아니라 글의 내용에 의지해서 상상하게 된다. 이 만화도 그렇다.

반듯하고 정갈한 그림체를 좋아하기 때문에 자유로운 느낌과 예술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이런 그림체를 썩 좋아 하지 않다. 하지만 읽다보면 이야기에서 풍기는 분위기에 어느새 빠져든다.

 


리틀 포레스트


 

총 2권으로 되어 있지만, 한 주에 2권 모두 보는 데 무리는 없다.

하루에 5회를 보다보니 3일만에 1권을 다 읽었기 때문이다.

영화는 여름과 가을, 겨울과 봄, 이렇게 2편으로 구성되었고 계절별로 나누어졌는데, 이 만화는 계절 순서대로 되어 있지는 않았다.

그래서 영화 속 순서와 맞지 않다.

영화와 원작(소설이나 만화)을 보면 먼저 본 것에 기준이 맞춰져서 다른 것을 보기 마련이다. 이것도 마찬가지이다. 영화를 먼저 보고 원작을 보는 것도 괜찮고, 원작을 먼저 보고 영화를 봐도 괜찮을 것 같다. 그렇지만 음식을 만드는 과정, 음식의 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영화를 보는 것이 좋다. 그림도 나름대로 잘 표현했지만 잘 모르는 음식의 경우 어떤 모습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영화를 먼저 봐서 그런지 원작 속 음식의 몇 가지는 어떤 모습인지 생각해낼 수 있었다.

그나저나 영화나 원작이나 주인공의 서사가 불친절하는 것은 똑같다. 어머니의 가출과 고향을 도망치 듯이 떠난 뒤 다시 코모리로 돌아온 이치코의 이야기가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비록 농사와 자연, 음식이 주요 소재이자 주제라고 하지만, 이치코란 인물의 특징을 드러내기 위해 등장한 뼈대 같은 이야기이자 중요한 떡밥(?)을 던져놓기만 하고 회수가 안 되는 점에서 아쉬울 수 밖에 없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동명의 영화의 모습이 그려지면서, 한편으로는 재미있게 봤던 <삼시세끼>란 예능이 겹쳐보인다.

같을 수 없지만 풍겨나온 분위기는 비슷하다.

여유롭고 편안하며 살짝 나른해지는 것까지.

1권도 2권도 모두 인물의 서사보다는 음식 이야기가 중심이다. 본질이 변하지 않아서 좋다. 다만 1권의 모습에 비해 2권의 이치코는 점차 변한다. 마치 영화에서 겨울에서 봄이 될 때 이치코가 결심하는 것처럼. 영화를 볼 때 이치코의 행동, 엄마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았는데, 영화를 보고 나서 한참 뒤에 책을 읽어보니 모두 이해된 것은 아니지만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이치코가 코모리로 돌아온 것은 도망치기 위함이라고 한다.

힘든 세상과 현실로부터의 도피.

코모리는 고향이기 때문에 도망갈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인 것이다. 하지만 이치코는 코모리에 살면서 점차 그 생각을 바꿔나간다. 은신처가 아니라 생활 공간으로.

그래서 이치코는 다시 코모리를 떠난다.

그것은 코모리가 싫은 것이 아니라, 자신과 코모리를 제대로 바라보기 위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자신이 납득할 수 있다면야.


이 책을 읽으면서 편안함과 여유로움을 느꼈는데,

실제 농사를 짓는 사람들에게 여유로워 보인다고 말하면 실례가 되겠지.

그나저나 이 책에서 소개한 음식 중 일부는 잘 보지 못한 게 더러 있어서 아직도 알쏭달쏭하다.

영화를 다시 봐야겠다.

아마 한국과 일본의 문화 차이겠지만, 도시와 시골의 문화 차이도 포함되겠지.


이 책은 복잡하고 번거로운 마음을 차분하게 해서 작은 위안을 주었다.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인생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해주었고.

 

만화이지만 단편 소설을 읽은 느낌이랄까.

 

내년에 한국판 영화가 개봉할 것 같은데, 한국판은 어떻게 표현을 했을지 궁금하다.


 

*감상일 : 2017.07.18.화~2017.07.22.토

 

Posted by 낭만펭귄
생각2017.10.25 11:39

"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

 

출처가 어디인지는 모른다.

'기록'과 관련된 좋은 글을 인터넷에서 찾다가 발견한 것이다.

며칠 전 기록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 좋지 않은 일을 겪었다.

그 때 제대로 기록을 해 두었더라면,

그 기록한 것을 잘 보관해 두었더라면,

이렇게 마음이 불편하고 서로가 미안해지지 않을텐데.

그래서 일기가 중요한 것일까.

다시 기록하기 위해 노트를 샀고, 몇 줄 되지 않지만 매일 그 날의 일을 기록한다.

이 기록이 쌓이면 그 날의 기억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아도 기억해낼 수 있으리라.

 

오늘 아침에 본 어느 드라마에서 어느 사원이 작성한 업무일지를 보았다. 일기장 같은 노트에 시간별로 자신이 한 일을 기록한 모습을 보니 나도 시간별로 행동일지를 작성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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