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2017.01.28 23:44

 

설날 연휴라고 극장에서 재미있을 한국 영화 2편을 상영하는데 공교롭게도 두 영화 모두 두 글자 제목을 가진다.

<더 킹>과 <공조>

둘 중 하나를 선택해서 봐야한다면 펭귄은 <더 킹>을 보고 싶었다.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하지만 현 시국에서 공감갈 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글을 인터넷 어디에선가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권력(세력) 다툼과 현재 상황을 비추는 이야기를 담은 그런 영화가 요즘 눈에 들어오는 것은 혼란스러운 지금 정치, 사회의 모습이 눈 앞에 펼쳐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 마마님이 극장에 가고 싶다고 하셔서 집 근처 영화관에 제일 빠른 시간대의 영화를 검색해보니 마침 <더 킹>이 걸렸다.

그래서 바로 모바일 티켓을 끊고 상영시간 10분을 남긴 상황에서 극장으로 집을 나섰다.

요즘 세상이 참 좋아진 게, 원하는 자리에 모바일로 티켓을 끊었기 때문에 바로 상영관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이 영화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검사, 비리, 풍자, 조인성과 정우성이 나오는 것 정도.

이 영화의 주제는 영화 초반의 박태수(조인성)의 독백으로 나왔다. '나쁜 짓을 하면 결과는 좋지 않다.'

그런데 이 영화는 정의와 부조리의 대결이 아니다.

주요 등장인물 모두 하나같이 나쁜 놈들이다.

나쁜 놈들이 나온 영화에서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정의는 없다.

 

주인공 박태수는 그저 사람들 앞에 떵떵거리면서 살고 싶어서 공부를 하고 검사가 되었다.

검사가 되어보니 권력을 누리는 자리가 아닌 것을 알게되었다.

그래도 나름 정의를 앞세워 업무에 충실하려는데, 빽 좋은 체육 선생의 성추행 사건을 맡으면서 권력이란 것을 만나게 된다.

그 성추행 사건을 덮어주는 댓가로 박태수는 선배 양동철을 통해 권력의 설계자인 한강식 부장을 알게 되었고 그 라인에 서면서 권력의 맛을 알게 되었다.

그렇지만 정의롭지 않은 생활은 균열(위기)이 생긴다.

그리고 서로가 살기 위해 버리거나 물어 뜯거나.

 

만약 유혹에 흔들리지 않았다면 박태수는 어떠했을까.

아마 평생 샐러리맨처럼 야근과 잔업의 폭풍 속에서 검사 생활을 마쳤을지도.

하지만 사람은 눈 앞에서 유혹하는 것을 참아내기가 쉽지 않다.

그 결말이 참혹하더라도, 그 때는 이런 결말이 있을 거라 생각조차 들지 않을 거다. 

한 번 폼나게 살고 싶다고 생각했지.

 

박태수라는 인물이 검사가 되는 이유는 정의 구현이 아니라 높은 사람이 되고 싶은 욕망 때문이다.

그 집안 식구들도 정의로운 사람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부조리이긴 하지만 권력의 유혹에 넘어가고 타협하게 된다.

그래도 주인공 보정이라고 해야 할까.

약간의 양심과 우정은 있었으니까.

 

영화는 박태수란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한국의 현대사를 보여주었다.

영화 속 상상이겠지만 대통령이 바꿔지는 시기에서 보이는 권력형 검찰의 모습(자신이 지지한 후보자가 대통령이 되면 승승장구하는 모습 등)은 결코 상상이 아닌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찰 개혁이 이런 바탕이 있으니까 나온 말이 아닌가 생각마저 들었다.

그리고 정치, 사회적으로 일이 터질 때마다 연예인 가십기사가 펑펑 터지는 이유도 영화 속에 나온 것처럼 이슈는 이슈로 덮어두기 위해 묵혀둔 사건을 드러내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고 이 영화가 사회 고발을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어쩌면 실제 우리 나라의 숨겨진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적절한 풍자와 유머로 재미있게 봤지만 한 편으로는 씁쓸하다.

영화의 마지막의 모습대로 권선징악과 이 나라의 킹은 국민이라는 점이 현 시국에 잘 반영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감상일 : 2017년 1월 28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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